나의이야기

합격자발표를 앞두고

아름다운 참새 2008. 12. 10. 11:34

11월 28일 조대미대 실기시험을 치른뒤

다시 정시모집 실기시험을 대비해 학원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래의 수시합격통보일이 12월 12일이란다.

합격자 발표가 예정보다 하루이틀 빨리나올수도 있단말에

아침부터 조선대학교 홈피를 몇번이나 들락거리고 있는중이다.

단편적으로 표현하자면 "피를 말리는 일" 이다.

수시에 떨어지면 정시라는 기회가 또 있으니 편하게 생각하자고 했으면서도

결과를 앞에 두고 보니 욕심도 생기고 초조해진다.

 

11월 13일 수능이 끝난이후 고3아이들은

매일의 학교수업이 영화를 보거나 자습시간을 갖으며 독서를 하면서 보낸다.

정규수업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은상황이다.

 

반면 나래처럼 미대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고3학생들은

수능이 끝난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실기대비를 위해 잠자는시간외는 학원에서 보낸다.

그래서 출석도 학원으로 하며 암암리에 선생들도 인정을 해주고 있는상황이다.

그런데 수시실기시험이 끝난다음날 나래담임에게서 전화가 왔다.

앞으로 학교로 출석하라는 것이였다.

수시실기시험을 치뤘지만 합격여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고

모든 미대준비생들은 정시실기시험을 대비해 계속해서 학원에 머물며 그림을 그린다.

" 시험끝났으니 담임이 학교에 나오랬다 "며 울며불며 나래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이없는 담임이였다.

전후자후를 설명하며 이상황에서 어떻게 나래를 학교에 보내겠냐고 했더니만

" 합격여부가 결정되면 그때 다시 학원에 보내세요. 안나오면 결석처리할거예요 " 라는것이였다.

 

순간나는 섭섭했다.

나래가 다니는 학원에 그학교학생이 9명인데

아침마다 학원전화로 담임에게 출석확인하는 아이는 나래 1명뿐이였고, 

학원수업받으러 가는일로 학기내내 담임눈치를 보는애는 나래뿐이였으며

촉박한 시간으로 매일을 슈퍼에서 빵을 사먹으며 저녁을 떼워왔던 나래의 고생담을 익히 들은바라

화를 참지 못하고

" 그럼 결석처리하세요, 지금상황에서 나랜 학교 못보냅니다. "라고 말해버린것이였다.

나래가 불량학생도 아니고, 고등학교 3년동안 무단결석한번 안했는데 그런식으로 말하는 담임이 괘씸했다.

이런식으로 피곤하게 한다면 어떤 학생이 예술대를 지망하겠는가?

지내놓고 보니 고1, 고2담임이 나래에게 얼마나 많은배려를 해줬는가 실감이 났다. 

왜 하필 중요한시점인 고3때 예체능지망학생들을 쓰레기보듯하는 악질담임을 만나게 된건지...

 

날마다 그림그린답시고 14시간을 화실에 매달려있는 나래의 얼굴이 최근 반쪽이 되었다.

더는 안스러워 볼 수가 없다.

낼모레 발표하는 합격자명단에 턱허니 나래이름만 있어준다면

그동안의 힘든상황들 모두 눈녹듯 녹아 내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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